“남녀평등 1위국 아이슬란드… 한국은 115위”

세계 대부분 나라들은 남녀평등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·경제력에 있어서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뒤처져 있다. 스위스의 비영리기구인 세계경제포럼(WEF)이 27일 발표한 2009년 '세계 성 격차 지수(Global Gender Gap Index)'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이다. 세계 134개국을 상대로 ▲경제 참여 기회 ▲교육 성취 ▲정치적 힘 ▲건강 등 4개 부문에 걸쳐 관련 항목들을 수치화해 비교한 결과다.

성 평등에 가장 근접한 나라들은 북유럽 국가들이었다. 완전 평등을 100점 만점으로 했을 때 아이슬란드가 82.8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, 핀란드·노르웨이·스웨덴이 뒤를 이었다.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인 이유는 전통적으로 관대한 사회복지 혜택 덕분에 일과 가정생활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여성의 사회 진출이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풀이했다. 반면 125위 카타르를 필두로 이집트·이란·터키·사우디아라비아·파키스탄 등 중동 국가들은 바닥권을 형성했고, 그중 예멘(46.1)이 최하위였다.

한국도 거의 최하위권인 115위로 나타났다. 한국은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6년 92위를 기록한 이래 2007년 97위, 2008년 108위에 이어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. 세부 내용을 보면, '건강 기대수명'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건강 부문에서는 우수하지만, 의회·고위공무원·경영진 진출(114위), 출생성비(116위), 장관직 여성비(124위) 등 정치·경제 부문에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.

보고서는 2006년 첫 평가 대상이었던 국가 115개국 중 3분의 2 이상의 성 격차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.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의회·정부·기업이사회 참여 비율이 낮았다. 전반적으로 교육에서는 격차의 약 93%가 좁혀졌지만 경제에서는 60%만, 정치에서는 17%만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.